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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사토시가 가라사대, 이제와서 뭐라카데

타로핀, 코린이 개나리반, 사토시, 제네시스 블록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글을 읽거나 말을 들을 때에 주제를 파악하고 핵심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작가나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거다. 의도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눈치가 있거나 혹은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대입 수능 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글쓴이의 의도를 묻는 문제가 나왔는데 해당 지문을 쓴 대학교수 겸 시인조차 틀렸으니 눈치가 있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시인은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내가 쓴 시가 나온 대입 문제를 풀어 봤는데 작가인 내가 모두 틀렸다.” “작가의 의도를 묻는 문제를 진짜 작가가 모른다면 누가 아는 건지 참 미스터리” 사토시가 가라사대 블록체인은 블록과 블록이 체인으로 이어져 있다. 연속되어 있더라도 시발점은 존재하고 시발점이 되는 블록을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의 제네시스 블록에는 그날의 타임스지에 올라온 기사 한 편의 제목이 기록되어 있다.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더 타임스 2009년 1월 3일, 은행의 두 번째 구제 금융을 앞둔 재무장관’. 제네시스 블록의 메시지와 P2P재단(P2P Foundation)에 올라온 비트코인의 소개 글, 그리고 백서의 제목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비트코인: 개인 간 전자화폐 시스템)’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의 의도는 ‘신용이 아닌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서 중앙화된 신용 기관이 없는 직접적인 거래를 하도록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되겠다. 이후 사토시는 홀연히 사라졌다. 미술품은 화가의 사후에 가격이 폭등하고 비트코인은 사토시의 증발 이후에 가격이 폭등했다. 이후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사토시를 찾으려 했지만 모두 다 허사였다. 이는 가짜 사토시‘들’에게 무궁한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군인 예능 프로였던 우정의 무대에서 휴가증을 받기 위해 일단 무대로 뛰어 올라가 “우리 엄마가 확실합니다!”를 외치던 국군 장병들처럼, 파키스탄과 벨기에 그리고 호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암호화폐 무대에 뛰어 올라와 “나는 사토시가 확실합니다!”를 부르짖었다. 왈왈. 사토시가 누구라데 사토시를 증명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후속 블록과 구조가 다른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제네시스 키를 공개하면 된다. 자칭 사토시들은 쉬운 방법을 놔두고 어려운 방법으로 증명을 시도한다. 홈페이지에 3부작으로 공개를 한다거나 튤립 트러스트 관련 문서를 우편으로 받아서 법원에 제출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힘겹게 주장을 했지만, 사람들은 믿어 주지 않는다. 그들은 개의치 않고 자기 위안을 한다.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난 사토시가 맞다.” 딱 여기까지만 하고 멈췄다면 ‘관종’분들이 장기를 발산했다거나 몽상가분들이 SF 판타지를 꿨나 보다 하겠지만, 자칭 사토시들이 비트코인을 하드 포크해서 코인을 찍어내는 순간부터는 사토시라는 거짓 선동을 통해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먹으려는 수작으로 타락한다. 이 타락에는 궤를 같이하는 주변인이 붙게 되고 그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을 뱉으며 설득력 없는 억지를 주장한다. 형편없는 태도라도 자기 합리화가 가능한 마법의 문장이 있기에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다. “사토시가 만들려고 했던 비트코인을 만들겠다.” 비트코인은 사토시의 명분에 공감하고 선의에 동참한 이들이 발전 방향과 개선안을 제시하고 탈중앙화된 노드들이 해시파워 다수결을 통해서 다수의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개선돼 왔다. 입증하지 못해 인증받지 못하는 자칭 사토시들은 사리사욕만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지만, 메인넷을 구축하고 생태계를 구축할 의지도 없고 의사도 없기에, 하드포크를 통해 버려진 체인을 주워다가 신규 프로젝트라고 포장한다. 오리지널 비트코인, 진정한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미래 등, 포장지는 거창하다. 국내 과자 제조 업체들의 포장 능력을 능가하는 실력을 뽐낸다. 이제와서 뭐라카데 사토시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홀연히 사라졌기에 비트코인은 탈중앙화 암호화폐의 대표로 자리 잡고 확산했고 보급됐다. 이제 와서 진짜 나카모토 사토시가 돌아온들 자식 버리고 도망간 부모가 10년 만에 돌아와서 부모 대접하라고 주장하는 소리로 들린다. 비트코인의 발전과 행보에 이로운 영향을 끼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토시의 이름으로 비트코인이 아닌 코인을 팔기 위해, 혹은 개인의 법적 소송을 피하려는 인물은 설령 그들이 진짜 사토시라고 한들 비트코인을 만들었던 이와는 다른 인물이다. 사토시라는 걸 입증하지 못하는 자칭 사토시들의 행보에는 탈중앙화된 구성원들의 의사나 대중들이 바라는 방향은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목적에 필요한 사토시의 흔적만을 가져와서 사토시의 의도라고 주장한다. 사토시의 실제 의도와 무관하게 자신들이 답을 정해 놓고 대중들에게 정답을 말하라고 강요한다. ‘다음 중 사토시의 의도로 알맞은 것은?’ 중앙화된 자칭 사토시들의 의도에 맞장구치며 원하는 답을 외친 이들을 만나면 ‘침팬지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인간을 만난 기분’이라며 화색하며 화답한다. 사토시를 팔아먹으며 사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인간으로 칭찬을 받을 바에야 사토시의 의도를 묻는 말에 당당하게 오답을 제출해야겠다. 그리고 침팬지로 살련다. 우끼끼.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조인디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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