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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다가오는 업비트 1심 판결, 쟁점은 역시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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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s Crypto Story] 지난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업비트 심리에 대한 1심 판결이 드디어 오는 1월 31일에 내려집니다. 불과 한 달 전인 2019년 12월엔 검찰이 사기 및 사전자기록위작 등을 근거로 업비트 운영진들에게 중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구형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송 의장 징역 7년과 벌금 10억원, 남 이사 징역 3년과 벌금 1억원, 김 팀장 징역 4년과 벌금 1억원. 1심 판결을 앞둔 결심공판에서 이와 같은 구형을 한 것입니다. 업계에선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너무 지나친 처사’라는 것과 ‘충분히 안고 가야 할 문제’라는 쪽으로요. 과연 양측 입장 사이에는 어떤 견해차가 존재하는 걸까요. 판결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주요 쟁점을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장부 거래 비판하더니 암호화폐 거래소도 똑같았다” 2018년 12월 검찰이 제시한 업비트의 사기 및 사전자기록위작에서 주요 사안이 됐던 항목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아이디 8’을 이용해 있지도 않은 자산을 팔았다는 혐의입니다. 검찰은 업비트가 임의 계정인 아이디 8로 1221억원의 원화와 암호화폐를 있는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비트코인 1만5000개를 매도해 1491억원을 편취했다고 말합니다. 검찰의 주장처럼 업비트가 정말 있지도 않은 자산으로 전산을 조작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해당 자금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지겠죠. 특히 ‘있지도 않은 자산’문제는 기존 금융권에서도 큰 이슈가 된 바 있어, 투명함을 강조했던 암호화폐 업계에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가 있습니다. 당시 112조원어치의 삼성증권 유령 주식이 발행된 후 그중 약 2000억원이 직원에게 매도됐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 교란이 오면서 금융 업계 전반에 경각심을 가져다 줬죠. 블록체인이나 핀테크 업계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이 사건을 통해 금융에 새로운 보안장치가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의 경우 블록체인을 통한 투명한 장부 거래로 금융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행 암호화폐 거래소에선 위와 같은 블록체인의 특징을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거래 속도를 위해 기존 중앙화 거래소와 다를 바 없는 방식을 추구하기 때문인데요. 단순 암호화폐 거래로는 해당 암호화폐 수량이 실제 이동되지 않습니다. 장부상으로만 기록될 뿐입니다. 다만 특정 암호화폐 보유자가 그것을 현금화한 뒤, 마지막으로 인출하려고 했을 때 진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과는 조금 다른 문제지만, 이러한 시스템의 약점을 이용해 ‘있지도 않은 자산’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법은 얼마든 있다는 게 비판하는 측의 입장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블록체인으로 기존 금융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허점이 업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보유금액 안에서 처리한 것…현금화 안돼” 반면 업비트 변호인 측은 아이디 8은 사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용도로 쓰인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합니다. 비트코인 1만 5000개를 팔아 1491억원의 부당한 이익을 남긴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었던 시절 전산 오류로 물량이 맞지 않아 비트코인을 팔고 알트코인을 샀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있지도 않은 자산’을 통해 거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가 보유한 한도 내에서만 매매를 진행했다. 회계 법인을 통해 실사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디 8은 출금 기능이 없는 법인계정이라 전산 조작을 하더라도 인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변호인 측의 설명입니다. 다만 거래 속도 등 효율성으로 인한 기본적인 장부 거래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의 장점을 확보해야 할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확장성 문제로 기존 금융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 문제의 씨앗을 남긴 셈입니다. 결국 쟁점은 ‘있지도 않은 자산’의 범위를 아이디 8로 국한할 것인지, 거래소 자체의 보유액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달렸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전거래, 필요 이상의 봇 성행해” 두 번째 사안은 자전거래입니다. 검찰은 업비트가 자전거래를 통해 가짜 거래량을 만들어내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고 언급합니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에선 자전거래에 활용되는 ‘봇’의 존재를 이야기합니다. 투자자의 거래 현황에 따라 호가창에 봇을 동원해 자전거래 및 허위 매매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2016년부터 암호화폐 투자를 접한 한 개인 투자자는 “실제로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봇을 이용해 투자자를 교란시키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매를 진행할 때 실시간으로 호가창을 확인하면 그 모습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극단적인 예로 시장가 매도를 하면 순간적으로 호가창이 비면서 한참 아래의 가격에 나의 암호화폐가 팔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전거래 및 봇 이용 사례가 분명히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자전거래는 제도권 시장에서도 특정 조건만 갖추면 합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필요 이상의 봇이 성행한 시절이 있었다는 게 그의 첨언이었습니다. “관련 규제 신속히 마련돼야”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오픈 초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래 봇을) 돌리자고 했다”라며 관련 사안을 지난 12월 결심공판에서 일부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지목한 업비트 운영진 중 한 명인 김 모 팀장도 “(일부) 자전거래는 실수였다. 신중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전거래의 시기나 목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자전거래 시기는 오픈 초기 일부에 해당하며, 투자자를 현혹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동성을 위해서라고 말입니다. 김 팀장 역시 “자전거래로 고객을 유인했다면 지금까지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업비트는 뭔가. 검찰이 말하지 않은 업비트의 밝은 점도 재판부가 살펴달라”고 목적이 거래소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함에 있음을 호소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업계 일각에선 자전거래와 관련한 암호화폐 규제안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기존 금융권에선 한국거래소 신고 등을 거쳐 특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자전거래가 허용됩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매매와 관련한 자전거래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골자로 한 특금법 개정도 아직까지 통과되지 않은 채로 표류하고 있죠. 정부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련 사항을 처벌하고 싶다면, 암호화폐 규제안부터 조속히 마련하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Parker’s note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신뢰 대중들의 입장에선 양쪽 모두 신뢰가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기존 제도권 금융의 경우 이미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 이후에 터진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은 이러한 인식을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컨트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블록체인이나 핀테크 같은 대안이 이야기된 것이죠. 그런데 막상 열풍이 지나고 보니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실망감 역시 큰 것 같습니다. 장기간 시장 침체와 유즈 케이스의 부재가 지속되면서 커뮤니티에선 자조적인 분위기가 크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에 왜 투자했는지 모르겠다. 제도권 금융은 빠르고 편리하기라도 하다. 그럼 제도권에서 지적된 신뢰 문제라도 해결해야 되는데 그마저도 부재하다”고 말입니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신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제도권은 신산업의 혼란함을 수습하고 좋은 프로젝트가 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지금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대중에게 보여줘야 잃어 버린 신뢰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업계 사업자들은 불장 이후 파생된 문제점을 분석하고 유즈 케이스에 대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제도권과 대중에게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겠죠. 이번 1심 결과는 국내 최대급 암호화폐 거래소의 오랜 이슈를 판결하는 자리인 만큼, 양쪽의 그러한 의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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