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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 그 신뢰가 빗썸엔 간절"

빗썸, 기술연구소, 암호화폐, 가상화폐

국내에 설립된 가장 초기 거래소이자 가장 높은 거래량,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빗썸이다. 그러나 대중의 신뢰 수준은 아직 그 인지도에 미치지 못한다. 연이은 거래소 침해 및 탈취(이른바 해킹) 사고 등 때문이다. 이렇게 ‘취약한 보안’ 이미지를 벗고 블록체인ㆍ암호화폐 기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월 초 만든 조직이 ‘빗썸 기술연구소’다. 연구소장은 2017년 암호화폐 ‘불장’을 시작으로 회사에 합류해 그야말로 빗썸의 ‘백악기’ 시절부터 모든 역사를 함께한 이재근(사진) CTO(최고기술책임자)다. 1월 14일 서울 강남 빗썸 본사에서 그를 만나 연구소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를 물었다. 그는 “거래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고, 그게(신뢰가) 빗썸에 가장 절실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 -시기적으로 업황이 좋지는 않은 상태다. 수익 창출이 아닌 비용을 쓰는 기술연구소를 지금 따로 설립한 이유는? “기술연구소를 만드는 데 업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기술연구소 출범을 공표한 것은 최근이지만 실질적인 출범은 2017년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는 개발연구소가, 2018년도에는 암호화폐 연구실을 운영했다. 다만 당시에는 거래소 운영과 연구를 한꺼번에 했다. 또 (보안 이슈 등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쪽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연구는 실제 운영하는 서비스나 시스템과 완전히 별개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연구 성과는 반드시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이 연구업무까지 함께 진행하면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얻어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기술연구소에서는 빗썸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운영조직에서는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할 거다.” -기술연구소의 연구 내용은? 어떤 방향으로 운영 하나? “연구소는 IT 총괄 산하조직으로 구성됐다. 개발연구 1ㆍ2ㆍ3팀, 아키텍쳐 연구팀 및 블록체인 연구팀으로 이뤄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다. 먼저, 대량 동시 주문을 처리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물론, 현재 빗썸의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대량 동시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의미다. 대량의 동시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의 거래 매칭 시스템은 모든 거래소의 희망사항이다. 다음으로, 퍼블릭 트랜잭션에 대한 연구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트랜잭션을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이상거래 탐지 등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 장기적으로는 결제ㆍ계약ㆍ유통ㆍ물류ㆍ기록보관 등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반기술 및 응용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연구소에서 가장 먼저 중점적으로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반성해야 할 부분은 기술이다. 너무 내부를 공고히 하는데 신경을 쓴 나머지, 대외적으로 신뢰 이미지를 쌓지 못했다. ‘빗썸은 기술기업이 아니다’는 말까지 도는데 가슴이 아프다. 기술이 없었다면 어떻게 (빗썸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나. 내부 안정화에 치우쳐서 이(빗썸의 기술력)를 대외적으로 잘 알리지 못한 것 같다. 당장 빗썸하면 침해 사고(이른바 ‘해킹’)만 떠올린다. 그런 이미지가 굳어진 마당에 기술연구소라고 블록체인 기술부터 연구하겠다고 하면 시장의 눈높이에는 전혀 맞지 않는 행보다.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은 (거래소)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빗썸에 들어와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제일 재밌었지만 동시에 힘들었던 때는 2017년도다. 이더리움(ETH)을 시작으로 라이트코인(LTC)ㆍ리플(XRP) 등을 잇달아 상장했다. 지금만 해도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처음 지갑을 만들고 상장을 시킨 후 안정적으로 거래하게 만드는 건, 당연히 이전에 경험해 본 게 아니니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암호화폐 붐업이 시작되면서 거래량이 예상치의 3~4배를 뛰어넘었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사태 정말 거래량이 너무 많았다. 매일 인프라를 증설해도 거래량이 거의 수직 곡선을 그리면서 증가했다. 2017년 초만 해도 개발자가 10~20명 수준에 불과했다. 폭증한 업무량 감당을 위해 사람 뽑는 것도 일이었다. 사실 빗썸이 거래량이 폭증하기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듣보잡’이었다. 사람 뽑겠다고 개발자들에게 연락하면 ‘빗썸은 이상한 다단계 기업이 아닌 정상적인 회사’라는 것부터 열심히 설명해야 했다. 그나마 2017년 하반기 들어선 워낙 빗썸 이름이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다 보니 회사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름만 얘기해도 되는 수준이 되기는 했다.” -보안 유지에 노력을 하는데도 왜 대형 침해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거냐? “외부 공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마 자동 시스템으로 한 두 개의 공격을 막고 있을 거다. 매일 매분 매초 단위로 공격이 들어온다. 간단한 공격으로는 (빗썸의 보안 장벽이) 뚫리지 않는다. 지난 번(2019년 4월) 침해 사고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원인을 분석하면서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왜 유독 빗썸에서 사고가 잦은 걸까.) 빗썸이 부족해서 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도둑도 동네 구멍가게와 대형 마트가 있으면 기왕이면 큰 곳을 털 거다. 먹을 게 많을 테니. 해커가 빗썸을 노린 것도 그만큼 (빗썸이) 먹을 게 많기 때문이 아니겠나.” -국내 거래소 중에서 빗썸만의 장점이라면? “블록체인 뿐 아니라 거래에 있어서도 수년간 축적된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 빗썸이 글로벌 1위의 거래량을 토대로 확보한 데이터로,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연구소에서 접근이 불가능하다. 현재도 국내 1위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검증 툴이고, 곧 연구 결과의 품질 차이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업계에 아쉬운 점이나 혹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올해 암호화폐 시장 전망도 부탁한다. “이쪽(암호화폐) 시장을 투기성으로 보는게 안타깝다. 2018년 결제 분야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장이 투기 쪽으로 흘러가면서 아예 사업을 접어야 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시장 전망을 하는 게 맞을까 한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투기로 보는 시선을 압도할 만한 암호화폐 응용기술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쯤이면 실생활에 적용해서 히트칠만한 기술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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