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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블록체인이면 다 될까요?

타이거, 김흥범, 블록체인, 라쿠텐

[타이거’s 어흥 블록체인] 일본에 쿡패드(cookpad)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레시피 서비스인데, 꽤 잘 벌어요. 따뜻합니다. 재밌는 건, 주 수익원이 무려 ‘프리미엄 회원비’입니다. 프리미엄이라고 해도, 레시피 인기 순위 보게 해주고 등, 혜택이 그다지 대단치 않습니다. 근데 100만 명도 넘게 돈을 냅니다. ‘잘되면 잘되는 거지. 뭘 말이 많아.’ 네, 맞는데요. 막상 보면 ‘진짜 이게 가능하다고?’를 외치게 됩니다. 저거 하려고 돈을 낸다고? 다음은 광고인데, 이곳 역시 네이버처럼 키워드 광고도 합니다. ‘돼지고기’라는 키워드를 치면 상단에 나오게. ‘카레’는 얼마 ‘소고기’는 얼마. 지역 기반 광고도 있습니다. 해서 검색하다 보면 근처 슈퍼마켓에서 세일을 한다는 광고도 나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어느 날, 일본 최대 이커머스업체 라쿠텐이 꾀를 냈습니다. 아, 쿡패드 솔직히 별거 없다. 결국, 콘텐트 싸움이다. 미친 듯이 소싱(sourcing)하자. 어떻게? ‘레시피 올리면 돈 주자!’, ‘역시 대기업이다. 레시피 올리면 돈을 준다고?’ 등. 일본 레시피 시장의 판도가 바뀔 줄만 알았습니다(정확히는 현금성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잘 안됐습니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똑똑하고, 멍청하고…, 하던 대로 합니다. 돈 몇 푼을 준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인터넷ㆍ모바일 세대를 건너왔습니다. UX, 서비스 경험이나 수준 등, 그걸 뭐라 부르건 옛날보다 훨씬 진보했습니다. 대중의 눈이나 요구 수준 역시 어마어마하게 높아졌습니다. 굴림체로 대충 써 재끼면 느낌 보고 그럭저럭 굴러가던 시절은 갔다는 말입니다. 그러던 와중, 블록체인이 갑자기 난리더니, 막 ‘가즈아~’ 하더니, 또 막 주저앉는 듯 보이더니, 토큰 이코노미가 어쩌고 인세티브가 어쩌고 하면서 난리도 아닙니다. 와중에 서비스 수준까지도 옛날로 돌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탈중앙화된다고 합니다. 중앙기관이 해체될 거래요. 중간자는 힘을 잃을 것이고, 수수료는 혁신적으로 떨어질 것이랍니다. 그런데 중앙이 해체되고 중간자가 죄다 힘을 잃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요? 현존하는 많은 위대한 회사들은 기실 ‘그다지 막대하지 않은 수수료’를 벌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합니다. 우버(Uber)는 단순히 소비자와 운전자를 짝지어주는 회사가 아닙니다. 넷플릭스(Netflix) 그냥 비디오를 틀어주는 회사가 아니고요. 아마존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네이버 기사의 댓글을 보면 허구헌 날 ‘그게 대체 뭐가 어렵냐’ 하지만, 직접 해보면 미친 듯이 어렵습니다. 탈중앙화가 돼서 수수료가 싸지고 심지어 나에게 얼마간의 돈을 준다 한들, 정말 그 정도만으로 세상이 바뀔까요? 사람들은 그보다 더 복잡하게 움직입니다. 인지 부조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블록체인이 사기라거나,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할 잠깐의 유행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 기술의 찬란한 미래가 단지 ‘얼마간의 인센티브’, ‘줄어드는 수수료’ 정도로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이런 말은 위대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사람ㆍ회사뿐만 아니라, 대중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될 거였으면 대체 다들 왜 이 개고생을 하겠어요.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중간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별로면 별로라고 하고, 와 이건 정말 너무 좋다고도 하고. 전설적인 광고인 오길비(David Ogilvy)가 ‘사람들의 지성을 모독하지 말라’고 했는데, 꼭 광고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김흥범 페어스퀘어랩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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