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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골드만삭스는 스스로를 IT 기업이라 한다

한대훈, 투자이야기, 플랫폼, 금융제국, 디지털자산

[한대훈의 투(자 이야)기]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자본금만을 대출해 가상의 화폐를 유통시키며 금융은 차츰 모든 것을 소유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은행의 천재성이자 진정한 비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알랭 소랄, 2013) 중에서 '권력의 끝판왕' 은행이 도전받고 있다 사람들이 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인류 사회를 지배하던 샤머니즘이 점차 약해졌다. 돈을 쌓는 행위가 중요해졌다. 돈의 축적이 영예이자 힘이었다. 교회 중심의 권력은 돈을 관리하는 은행으로 넘어갔다. 가장 힘이 세 보이는 것은 정치 권력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을 조정하는 은행의 영향력이 자리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에 날개를 달아줬다. 은행들은 가진 돈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대출하기 시작하면서 금융제국으로 성장했다. 권력을 잡은 은행에 대한 시선은 경외감이나 불안감 등으로 다양했다. 이 때문에 로스차일드 가문, 프리메이슨 등에 대한 음모론이 확산됐다. 로스차일드 가문을 음모론으로 풀어낸 쑹홍빙의 『화폐전쟁』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당연히 은행업은 구미가 당기는 비즈니스다. 국내에서는 은산분리법 폐지 혹은 완화를 주장하며 대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하고 싶어했다. 이런 은행이 도전을 받고 있다. 과거에도 시위를 통해서, 정치인을 통해서, 금융제국이 도전받은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만만치 않다. 테크 기업들이 그 상대다. 그들은 금융제국의 본거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반대편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실리콘밸리에서 이미 플랫폼 제국을 이룩했고, 그 영역을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제국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 테크 기업들의 영역 파괴와 상승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2019년 S&P500 지수(28.9%)도 많이 올랐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의 기세는 더 무서웠다. 1년 동안 35.2% 올랐다.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덩치(1조3300억 달러)는 국내 코스피 시장 전체보다 더 크다.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은 대부분 미국의 거대 테크 및 플랫폼 기업들 차지다. 이른바 GAFA(구글ㆍ아마존ㆍ페이스북ㆍ애플)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의 합은 독일의 경제 규모(GDP)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은 ‘이용자 수 확대→데이터 확보를 통한 생산성 증대→이익개선’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급기야 이들은 금융제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플랫폼제국과 금융제국 간의 정면 승부는 불가피하다. 현재까지는 테크 기업이 유리한 형국이지만, 금융제국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규제가 장애물 아닌 울타리 되다 금융제국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테크 기업들의 반독점법 이슈가 테크핀(techfin) 시대 개막의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야심 차게 내놓은 리브라(Libra)는 제동이 걸렸다. 게다가 금융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규제가 심하다. IT 기업들이 무섭게 질주하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규제가 금융기업들에 장애물이 아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IT 업체의 독과점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아직 금융회사들에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인지 IT 기업들이 최근 노선을 바꿨다. 금융업에 단독 진출하기보다는 금융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구글은 씨티은행과,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애플페이는 지난해 스타벅스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모바일 결제 앱에 등극했다. 지분 싸움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IT 기업 입장에서 지금은 영역 확장이 우선이다. 지분 문제는 나중이다.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고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IT 기업들의 생각일 것이다. 디지털 전환 못 하면 생존이 어렵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로 불린다.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며 데이터를 축적했다. 데이터의 힘으로 생산성 향상을 이뤘고, 기업이익은 증가했다. 이제 IT 기업들은 금융산업까지 진출을 도모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규제에 발이 묶인 페이스북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은행들과 협업을 하면서 노선을 변경했을 뿐이다. 금융기업들도 이제는 IT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하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이미 “우리는 기술회사”라고 천명했고, 피델리티 또한 적극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이런 소식이 잘 들리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이미 성공사례가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디지털자산은 국경이 없다. 지금이라도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해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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