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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감시 자본주의 시대, 프라이버시는 안녕하십니까

임동민, 감시 자본주의, 거대한 해킹, GDPR

[Economist Deconomy]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 교수는 현재 인류가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자율성과 존엄성 및 다양한 권리의 기초가 되는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자기주권 및 결정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 감시 자본주의란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데이터를 추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가치를 생성하는 것을 뜻한다. 감시 자본주의에서는 ‘행동 잉여’가 발생한다. 행동잉여란 플랫폼 사용자들의 재화나 서비스 품질의 개선 이외 추가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를 의미하는데, 이는 플랫폼 사업자의 잉여가치 독점으로 귀결된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러한 행동잉여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예측으로 사용자들의 결정과 행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감시 자본주의가 이러한 지경에 이른다면 인간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넘어, 프라이버시 자체를 소멸할지 모른다. 그런 상태의 인간은 플랫폼 자체에 속한 기계에 불과하게 된다. 주보프 교수는 이러한 감시 자본주의의 모습이 전체주의와 다를 바 없다는 극단적 진단을 내린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저작 『1984』가 공산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에 의해 현실화된다. ‘거대한 해킹’ 주보프 교수가 경고하는 감시 자본주의로 인해 나타난 프라이버스 침해 및 자기결정권이 상실된 현실은 한 다큐멘터리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페이스북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이하 CA)의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을 다룬 <거대한 해킹>이라는 작품이다. CA는 ‘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성격퀴즈 앱을 통해 27만 명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된 친구들의 개인정보까지 포함해 총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모아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트럼프(Donald Trump)나 힐러리(Hillary Clinton)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지 않은 중도층을 대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고, 힐러리에게는 불리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 위반에 대해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CA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CA의 전 멤버들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협업하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중국, 감시 자본주의의 결정판 감시 자본주의의 결정판은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의 공산당 네트워크는 잘 연결돼 있으며, 중국은 마이크로 블로거들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사를 알아내 통치에 활용한다.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최근 저작 『광장과 타워(The Square and The Tower)』에서 “바이두(Baidu)ㆍ알리바바(Alibaba)ㆍ텐센트(Tencent)ㆍ화웨이(Huawei) 등과 같은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긁어 모으는 데이터와 정부가 아니면 접근이 불가한 민감한 개인정보를 결합하면, 20세기 중반 전체주의 지도자(히틀러ㆍ스탈린ㆍ모택동 등)들이 꿈꾼 바를 능가하는 사회적 통제 시스템을 얻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감시 자본주의의 은신처, GDPR과 CCPA 개인정보 보호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5월 25일부터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했다. GDPR은 EU의 개인정보보호 법령으로, 위반 시 과징금 및 행정처분이 부과된다. 이전 EU 지침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권고’ 차원의 규정인데 반해, GDPR은 모든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강제’ 규정이다. 또한, GDPR은 EU 내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해외에서 EU 주민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업에도 적용된다. 곧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20년 1월 1일부터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가 발효된다. CCPA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이에 대한 기업의 의무를 명시하는 법안이다. 캘리포니아소비자들은 어떤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있는지, 그들의 개인정보의 공개 및 판매 여부와 누구에게 공개되는지 등을 파악할 권리를 갖게 된다. 또한, 개인정보 판매 거절, 개인정보 접근, 개인정보 보호 권한행사 등에 해당하는 서비스와 가격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는다. 연간 총수익 2500만 달러 초과, 연간 5만 명 이상 소비자 확보 및 소비자 개인정보 판매로 연간 매출의 50% 이상을 올리는 기업들은 개인정보 수집범주 공개, 개인정보 카테고리 및 사용목적 통지, 소비자의 요구 등에 따라 무료 개인정보 공개 등의 의무를 부과받는다. 유럽과 미국의 이러한 개인정보 보호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임은 자명하다. 프라이버시 위기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주보프 교수는 프라이버시 위기를 극복을 위해서 ‘성역(sanctuary)’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성역이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보장될 수 있는 지역으로 일종의 은신처나 도피처의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다. GDPR과 CCPA로 시작될 규제는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성역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프라이버시 위기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주권을 적극적으로 부여하고, 사용하고, 보호하는 움직임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프라이버시 위기에 대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DID(Decentralized Identity),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등에 대해서 말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참고 자료 ‘AP: Trump 2020 working with ex-Cambridge Analytica staaffers’ (https://apnews.com/96928216bdc341ada659447973a688e4) ‘감시자본주의 시대, 프라이버시, 그리고 블록체인’ (김종승 SK텔레콤 블록체인 사업팀장) (https://www.youtube.com/watch?v=5MabV9NlX14) 『광장과 타워』 59장 ‘송곳니, 박쥐 그리고 유럽연합’ (니얼 퍼거슨, 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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