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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어쩌다] 글로스퍼 대표 먹튀 논란, 무자본M&A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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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2시 25분경 출고된 기사에서는 글로스퍼와 글로스퍼홀딩스를 혼용해서 사용했습니다. 혼란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다시 사실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글로스퍼랩스(옛 GMR머티리얼즈)를 인수한 곳은 글로스퍼홀딩스입니다. 2018년 말 자산총액은 5억1000만원, 자기자본(자본총액)은 2800만 원입니다. ②글로스퍼랩스는 글로스퍼의 지분 74.53%를 약 255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글로스퍼의 기업가치를 약 342억 원으로 평가한 셈입니다. 글로스퍼의 2018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70억원입니다. 글로스퍼의 지분이 어떻게 분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③글로스퍼홀딩스는 김태원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9월 24일 상호를 데일리미디어네트워크에서 글로스퍼홀딩스로 바꾸고, 사업 목적에 ‘경영참여형 사모투자기구의 업무’ 등을 추가했습니다. 이후 11월 11일과 13일 총 3차례에 걸쳐 무기명 사모 전환사채를 총 141억 원어치 발행했습니다(11월 11일 30억원, 13일 80억원과 31억원). 글로스퍼랩스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CB 발행으로 짐작됩니다. [고란의 어쩌다 투자] 몇 안 되는 K-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인 하이콘이 시끄럽습니다. 발행사인 글로스퍼의 김태원 대표가 255억 원 ‘먹튀’를 했다는 논란이 12월 12일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상장사(옛 GMR머티리얼즈)를 인수하자마자 200억 원어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인수한 회사가 가지고 있던 자회사 주식을 130억 원에 팔아치웠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글로스퍼 주식 74.53%를 255억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글로스퍼랩스를 인수한 글로스퍼홀딩스의 자본총계는 2800만 원입니다. 글로스퍼랩스가 인수한 글로스퍼의 자본총계는 약 70억 원입니다. 지분 74.53%가 255억원이니 글로스퍼의 기업가치를 약 342억 원으로 보고 사들인 겁니다. 글로스퍼홀딩스는 김태원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는 글로스퍼의 대표 또한 맡고 있습니다. 뭔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이런 신묘한 기업 인수가 정말 합법적인 걸까요. <관련 기사 ‘상장사 인수한 글로스퍼... 대표가 255억원 먹튀?’ (https://joind.io/market/id/1158)> 현대판 봉이 김선달, 무자본 M&A 글로스퍼의 경우, 이들이 대중을 대상으로 판매한 코인(하이콘, HYC)이 얽혀 있어 그렇지 모양새만 놓고 보면 ‘무자본 M&A(인수합병)’를 닮았습니다. 업계 전문(?) 용어로는 LBO(leveraged buyout)라고 합니다. 자기자본 없이 회사를 인수하는 차입매수 방식입니다. 풀어 쓰자면, 내 돈 한 푼 안 들이고 돈 빌려서 회사를 인수한 뒤에 그 회사의 알짜 자산을 팔아 내가 빌린 돈을 갚는 방식입니다.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식 M&A인데, 이게 ‘선진 금융기법’이랍니다. 선뜻 이해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합니다. 남의 돈 빼먹는 짓이 고와 보이지는 않은지, 업계에서도 이런 M&A를 주도하는 이들을 ‘기업 사냥꾼’이라고 부릅니다. 조선족도 100억 원 해 먹었다 무자본 M&A라는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주식시장에는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일입니다. 지난 국정감사 때에도 관련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2015∼2019년 34건의 무자본 M&A 관련 불공정 거래를 적발해 231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통보하는 조치를 했다고 합니다. 적발된 이들은 불공정 거래를 통해 295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합니다. 적발된 게 이 정도니까 비슷한 시도가 일어난 건 훨씬 많다고 봐야겠죠. 심지어 10월 말에는 조선족이 한 코스닥 상장사의 무자본 M&A에 관여,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습니다. 외국인이 연루된 최초의 부정 사기거래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11월에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이 경영권 변동 후 1년 이내M&A된 기업에 대한 전환사채(CB)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9월 말 기준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이 저축은행 가운데선 가장 많은 3874억 원의 CB담보대출(BW포함)을, 이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3489억 원을 취급했습니다. 시장에서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이 무자본 M&A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말이 돌자, 그룹 차원에서 CB 담보대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청와대 청원에도 올라왔다 최근 들어 가장 유명한 무자본 M&A 사건은 서영엔지니어링(이하 서영) 관련이 아닌가 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올라온 사건입니다. 기업 사냥꾼의 먹잇감이 된 서영이 문을 닫으면서 애먼 노동자들만 길거리로 내몰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서영은 1991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인천대교와 청계천 복원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맡은 중견 설계ㆍ감리기업입니다.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삼성물산의 위장 계열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입니다. 2015년 11월 문제의 기업 사냥꾼들이 회사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2014년 삼성물산 계열사로 편입된 삼우종합건축사무소(현 삼우CM)이 지분 100%를 보유했기 때문입니다(정확히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 부문을 물적분할해 삼성물산에 매각하고, 존속법인 이름을 삼우CM으로 바꿨습니다). 어쨌든 나름 견실하게 운영되던 서영에 기업 사냥꾼들이 접근하면서 사단이 났습니다. 이들은 서영보다도 작은 A사를 앞세워 서영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삼우CM에 “지분 70%를 7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대기업 총수 일가를 처가로 둔 이른바 ‘로열패밀리’가 끼어 있었습니다. 서영 직원들은 회사가 인수되면 되레 든든한 뒷배가 생기는 거 아니냐며 이들을 반겼습니다. 회사 예금을 회사 인수에 썼다? 2015년 4월 주식매매확인서를 체결한 뒤, 이들은 서영의 대표이사직과 경영지원실장직 등 주요 보직을 꿰찼습니다. 재무상태를 들여다보니 서영이 유보금으로 은행에 보관하던 55억 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들은 이 예금을 담보로 표지어음을 발행한 뒤 이를 전문 사채업자에게 맡겨 55억 원의 사채를 끌어왔습니다. 전체 70억 원의 인수대금 중 부족한 15억 원은 A사 명의로 대출을 끌어왔습니다. 이렇게 동원한 자금을 들고 그해 11월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합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서영을 삼킨 셈이죠. 회사를 완전히 삼킨 뒤엔 본격적으로 회사 자산을 빼돌리기 시작합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2015년 12월과 2017년 3월 또 다른 일당과 짜고 회사와 허위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27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2016년 2월에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역시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뒤 회사 자금 55억 원을 빼돌려 인수 당시 빌렸던 사채를 갚았습니다. 이밖에 다른 여러 선진(?) 금융기법을 동원해 이들이 빼돌린 회사 돈이 13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렇게 회사 돈을 빼먹으니 이들에게 인수되기 직전 150억 원 규모였던 서영의 현금성 자산은 2016년 말 기준으로 8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부채비율은 종전 183%에서 480%로 늘었습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이 드러난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기업 사냥꾼들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면서 상대 측을 검찰에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입니다. 무자본 M&A를 주도한 일당 3명 가운데 한 명은 2017년 수사가 본격화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다른 2명은 1월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패턴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12월 5일 내놓은 ‘무자본 M&A 추정기업의 회계처리 점검’이라는 보도자료를 보면 무자본 M&A의 패턴이 나와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무자본 M&A는 대략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무자본 M&A 세력들이 사채업자 등에게 상장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담보로 제공→돈을 빌려서 인수대금을 지급→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는 회사 명의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취득 등의 방법으로 자금 유용→재무상황 악화로 회사가 상장폐지에 직면하면, 이를 회피하기 위해 회계장부 조작이나 분식회계 처리 등.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는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액이 줄어들면 반대매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투자자는 주가 폭락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패턴인 거죠. 투자자 유의사항과 글로스퍼의 평행이론? 금감원 자료에는 ‘투자자 유의사항’도 별도로 적시했습니다. ‘투자 판단시 해당 기업의 공시정보와 재무제표를 통해 아래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죠. 고려 사항 4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기업이 최대주주인 기업 ②최대주주 변경 이후 거액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 ③조달한 자금을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거나 선급금, 대여금 등에 사용한 기업 ④경영진 등 특수관계자에게 거액의 자금을 대여하고 단기간 내에 전액 손상을 인식한 기업 글로스퍼의 경우를 이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①글로스퍼랩스(옛 GMR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는 글로스퍼홀딩스입니다. 실체가 불분명한지는 모르겠지만 비상장 기업이 맞습니다. ②최대주주가 글로스퍼홀딩스로 바뀐 뒤에 CB 발행 등으로 2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③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실체가 불분명한지는 모르겠지만 글로스퍼라는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④사들인 글로스퍼라는 비상장 기업의 대표가 김태원 글로스퍼홀딩스와 글로스퍼랩스의 대표입니다. Rani’s note 모든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이다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주가는 너무 잠잠합니다. 문제가 벌어진 12월 12일에도 글로스퍼랩스 주가는 되레 2% 넘게 올랐습니다. 13일 오후 12시 현재에도 0.36% 오른 559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가 회사 돈을 빼먹는 듯한 일이 벌어지면 주가가 반응해야 하는데, 별 반응이 없습니다. 몇 안 되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 기업으로 불리는 글로스퍼 지분을 인수했다는 걸 두고 호재로 해석하는 걸까요. 주식의 세계는 참 미스터리 합니다. 반면, 코인 가격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글로스퍼 지분이 대거 글로스퍼랩스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두고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김 대표가 글로스퍼, 곧 하이콘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습니다. 이와 함께 대량의 하이콘이 빗썸으로 이동한 거래 내역도 포착됐습니다. 그 때문인지 논란이 점화된 12일 하이콘 가격은 28.1% 떨어졌습니다. 그 전날인 11일에도 14.1% 하락했습니다. 이틀 동안 하이콘은 4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김 대표는 12일 투자자 커뮤니티에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으로 인해 마치 잘못된 기업으로 매도되고 있다. 지금 이 시간도 글로스퍼 임직원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곧, 지분을 글로스퍼랩스에 판 게 하이콘에서 손을 떼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논란에도 꿈쩍 않는 글로스퍼랩스의 주가를 보면서 주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하이콘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상당수 노년층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스퍼가 지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여러 개 따냈고, 김 대표가 국회 등서 열린 각종 행사에 연사로 나서면서 그나마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입니다. ICO 때 들어가서 글로스퍼의 성공을 빌며 장투하고 계신 분들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투자할 때에는 루머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루머가 품고 있는 위기의 징후에 대해서 눈 감아서도 안 됩니다. 눈 뜨고 코 안 베이려면 투자자가 현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고요? 결국, 모든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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