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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규제 앞둔 거래소, 이상과 현실 사이

타로핀, 코린이 개나리반, 코인제스트, 야피존, 코인빗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만화 <드래곤볼>에선 그랬다. ‘일성구’부터 ‘칠성구’까지 다 모으면 용신이 튀어나왔다. 조선시대에도 그랬다. 청렴(淸廉)ㆍ근검(勤儉)ㆍ도덕(道德)ㆍ경효(敬孝)ㆍ인의(仁義)를 다 갖추면 청백리가 나왔다. 조정에서 청렴결백한 관리에게 수여한 명칭으로 기록상 217명만 존재하는 국가 공인 모범 시민 되겠다. 모범 시민의 특징은 자신이 행한 행동에 겸손하며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되려 속세에서 ‘정직하라, 근면하라, 착하게 살라’고 외치고 전파하는 이들은 거짓되며 게으르고 불의한 경우가 많다. 아이러니다.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는 따로 인지하지도 않으며, 그것에 대해 언급을 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행하지 않으며 지니지 못한 가치에 대한 피해 의식이 클 경우, 역설적으로 그 가치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이상 높은 국내 거래소 자린고비가 천장에 굴비를 매달아 놓듯 집단에서 부족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시선이 향하는 곳에 희망 사항을 적는다. 각 교실의 교탁 위에는 교훈이 걸려 있고, 가정에는 가훈이 있다. 기업에는 사훈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슬로건이 있다. 문제는 국내 거래소에서 슬로건을 자아발전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사용자들을 현혹하고 기만하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경우에 발생한다. 수백 개가 넘는 거래소는 저마다 각기 추구하는 바를 이상적인 문구로 적어 놓았지만, 수많은 문구를 모아보면 몇 개의 단어로 정리된다. 보안ㆍ신뢰ㆍ신속ㆍ고객. 수능 전날까지 PC방에서 디아블로를 잡던 수험생들도 그들의 목표는 서울대였던 것처럼, 규제가 없는 무법지대에서 좌충우돌 중인 국내 거래소의 목표 한번 거창하다.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가장 빠르고 안전한 막장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구은재는 눈 밑에 점을 하나 찍고 민소희로 새 삶을 시작 한다. 누가 봐도 동일 인물이기에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야유를 보내고 빈정대며 놀렸다. 비록 막장 드라마일 지라도 현실을 이기지는 못하는가 보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재현을 한 거래소가 있다. 야피존이다. 야피존은 비트코인 3831개를 해킹당한 후 간판에 점 하나를 찍고 유빗으로 돌아왔다. 유빗은 거래소 전체 자산의 17%를 또 해킹당한다. 간판에 다시 점 하나를 찍고 코인빈으로 돌아왔다. 코인빈은 비트코인 520개를 날려 먹는다. 비트코인 지갑의 암호키를 분실해서 찾을 수 없다는, 믿기 힘든 이유로 거래소 파산 신청을 한다. 삼세판이 덕목인 민족이라 하더라도 이 말도 안 되는 간판 세탁의 현장에서 3연속으로 당한 피해자는 위로의 대상이 아닌 놀림의 대상이 됐다. 야피존은 단기간 내에 가장 빠르게 3연속 피해를 ‘당한’ 거래소였다. 상생의 가치 상생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는 좋은 말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고인 물과 같았다. 다른 곳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투기라고 비난했고, 정부에선 곧 터질 버블이라고 질타했다. 좁은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한 거래소가 있다. 코인제스트다. 코인제스트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회의원과 소통했다. 각박한 세상에서 나만 살 순 없다며, 고객의 예치금을 다른 거래소에 마음대로 빌려줬다. 일하느라 피곤하겠다며 거래소를 텅텅 비워놓더라도 직원들에겐 휴가를 선사했다. 고인 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은 횡령ㆍ배임 혐의로 정점을 찍었다. 이제는 경찰ㆍ검찰과도 더불어 지낼 수 있게 됐다. 최고의 보안과 투명함을 제공하는 같은 배임을 했지만, 상생이 아닌 고립으로 노선을 잡는 곳도 있다.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코인의 보유량에 따라서 입금 수량을 할당하고 이후에는 입출금을 닫아 버리는 거래소 코인빗이다. 코인빗은 가두리의 대명사로 불린다. 루프링의 경우 다른 거래소 대비 최고 가격이 1170배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무리 투명한 물이라도 수심이 깊어지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계좌의 잔고가 줄어들수록 바닥은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최고의 투명함을 위해 고객의 원화 증발 논란이 있었고, 이로 인해 형사 고소를 당한 코인빗이 며칠 전 다시 구설에 올랐다. 거래소 직원들은 내부에서 배당 순위를 조작하는 배임 행위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 직원은 배임했고 전 대표는 직원을 폭행하고 부당이득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고객과 직원, 거래소 사용자의 지갑이 투명해 지고 있다. 무법 지대 속 거래소, 규제 속 거래소 슬픈 사실은 언급된 거래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거래소에서 자체 발행한 코인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매도 수량에 제한을 넣기도 한다. 거래소에서 내부 소행으로 의심되는 도난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거래소의 자산으로 피해 금액을 충당하겠다는 공지 이후에 입을 싹 닫는다. ‘보안ㆍ신뢰ㆍ신속ㆍ고객’을 입으로는 외치지만 행동에선 찾을 수 없는 가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사건 전후가 일관되지 않는 거래소의 향연이 지속하고 있다. 그간 암호화폐 시장은 법률과 규제에 제한받지 않는, 무법지대에서 사업을 영위해 왔다. 공지가 법률인 양 행동했다. 무법의 영역이 줄어들면서 규제를 준수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 거래소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 사라져간 많은 거래소가 그러했듯 고객의 자산을 들고 잠적하거나, 자작 해킹이나 기획파산을 통해 거래소를 접을 수 있다. 다른 거래소에 돈을 쥐여주며 거래소를 떠넘기는 손절매도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겉만 번지르르한 궤변에 속은 고객이나, 점 하나 찍고 돌아왔으니 이 거래소는 다를 거라며 맹목적 믿음을 보인 고객이나, 이들의 잔고는 토막에 토막이 날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이율배반에 빠진 거래소가 보여주는 전초 증상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건투를 빈다. 졸라.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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