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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투자] '강남 불패'와 비트코인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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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의 어쩌다 투자] “대부분의 기간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는 집값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 누가 한 말인지 아시죠? 화요일(19일) 저녁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말입니다. 고백하자면 시청률이 20%를 넘었다는데, ‘본방’ 사수는 못했습니다. 다음날 뉴스로 보면서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저 말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너무 삐딱한 걸까요. 그리고 과연 ‘어쩌다 투자’ 코너에서 부동산과 코인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까요(궁금하시면 글을 끝까지 읽으셔야:D). 대부분의 기간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을까 대통령이 저렇게 말할 때, 현장에서도 바로 반박 발언이 나왔더군요. 한 패널이 “서울만 보면 그렇지가 않다 (안정화되어 있지 않다). 서울에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게 서민 꿈이자 목표인데…” 라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국민과의 대화 바로 다음날인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개탄스럽다”는 비판을 내놨습니다.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 설마, 없는 얘기를 하지는 않았겠죠. 역시 발언이 나온 그 다음날 언론사마다 팩트 체크를 쏟아냈습니다. 그 가운데 KBS 기자의 팩트 체크를 인용하자면, 대통령의 집값 안정 발언은 아마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주간 통계를 인용한 것 같다고 합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ㆍ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은 11월 둘째 주부터 3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감정원 통계상 ‘32주 연속 하락’은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주장할 때 인용하는 단골 통계라고 합니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8억7500만 원 대통령의 주장에 과연 공감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안정화됐다고 하는데 왜 다들 난리라는 걸까요. KB국민은행의 전신이 주택은행입니다. 은행들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합니다. 주택 가운데서도 가장 규격화가 쉬운 아파트의 경우엔 그 어느 곳보다도 실제 가격을 잘 반영하는 통계를 발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인 10월 기준으로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을 봤더니 역대 최고치인 8억7525만 원입니다. 중위 가격은 아파트가 100개 있다고 치고 가장 비싼 아파트부터 가장 싼 아파트 줄을 세웠을 때 딱 50번째에 해당하는 아파트의 값입니다. 곧, 강남의 잘나가는 아파트도 아니고 그냥 서울 보통 지역에서 적당히 오래된 아파트를 사려고 해도 8억7500만 원은 줘야 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5월에는 서울 아파트의 중위 가격이 5억1588만 원이었습니다. 2년 사이 70%가 급등했네요. 박근혜 정부의 경우엔 취임 당시인 2013년 2월에는 서울 중위아파트 가격이 4억6545만 원, 탄핵 직전인 2017년 2월에는 5억9717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4년 사이 28%가 오른 겁니다. 또한, 정부가 ‘집값을 잡은 결정적 계기’라고 자평하는 9ㆍ13 대책 이후에도 집값은 오히려 올랐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우연(?)하게도 이런 통계의 대부분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한국감정원이 아닌 민간 기관의 분석에서 나오네요.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9ㆍ13 대책 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7억5814만 원으로 대책 이전 1년 평균(6억6603만 원)보다 13.8% 상승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집값은 안정화되고 있을까 “전국으로 집값은 안정화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주장 또한 감정원 통계를 인용한 게 아닌가 합니다. 감정원이 통계표본을 재설정한 때가 2017년 11월입니다. 이때를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100입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인 2019년 8월 수치를 봤더니 101에 불과합니다. 21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1% 오르는데 그쳤다는 거죠. 공동주택이 아닌 전체 주택으로 보면 상승률이 더 낮습니다. 최근까지 0.3% 상승에 그쳤습니다. 다만, 서울 공동주택 실거래 가격지수는 이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24.7%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안정화가 맞을 수 있겠네요. 평균으로 보면 안정화됐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안정화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건 평균의 함정입니다. 이럴 때 흔히 드는 비유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술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술집 안에 있던 사람들의 ‘평균’ 소득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대통령이 말하는 집값 안정화는 지방 집값은 폭락하고 서울 집값이 폭등해 이뤄낸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2014년 일본에서는 ‘지방 소멸’을 우려한 ‘마스다 리포트’가 발표됐습니다. 2040년에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개 지자체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내용입니다. 2018년 2월 국내에도 출간된 『미래 연표』라는 책은 인구 감소 사회의 충격적 결말을 예고합니다. 저널리스트이자 인구ㆍ사회보장정책 전문가 가와이 마사시가 쓴 책인데, 책 표지에 무시무시한 미래를 예언했습니다. 2020년엔 일본 여성의 절반이 50세 이상(아, 그러고 보니 내년이 2020년이네요ㅠ), 2027년엔 수혈용 혈액 부족(그야말로 피가 모자라, 입니다), 2039년 화장장 부족 등. 지방은 말 그대로 소멸할 거랍니다. 흔히 일본의 현재에서 우리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지난 2월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이 검은 색 옷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곧 상복 차림으로 출근했습니다. 그달 8일 상주시 인구 10만 명 선이 무너졌습니다. 공무원들이 조만간 ‘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한 겁니다. 아시나요? 경상도의 어원이 경주와 상주를 합친 말이라는 걸. 우리도 지방 소멸 위기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시골에 안 살아 본 분들은 이해가 힘들겠지만, 시골에서는 집이 완공된 이후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합니다. 집이라는 재화가 낡아지면서 가치를 점차 상실하는 거죠. 평균의 오류, 양극화는 심해진다 결국, 지방 집값이 하락한 덕분(?)에 집값이 안정화된 겁니다. 이번 정부 들어 주택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과의 대화 당일이었던 19일 통계청은 ‘2018 주택소유통계’를 발표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보유한 주택자산이 상위 10%에 속하는 집주인의 총 자산가액은 2018년 11월 기준 9억77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3년 새 2억3400만 원이 늘었습니다. 반면 하위 10%는 2018년 2600만 원을 기록해, 3년 사이 400만 원 증가에 그쳤습니다. 양극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10분위 가구의 주택 자산가액을 1분위 가구의 자산가액으로 나눈 배율은 2015년과 2016년엔 33.8배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엔 35.2배, 지난해엔 37.6배로 양극화가 더 심해졌습니다. 경실련의 최근 분석결과, 올해 8월 기준 6대 광역시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평균 2억4000만 원, 기타 지방의 중위가격은 1억6000만 원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방광역시의 약 3.5배, 기타 지방의 5.3배에 이르는 겁니다. 다시 말해, 지방 아파트 5채를 팔아야 서울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과 지방 사이, 서울에서도 핵심 지역과 비핵심 지역 사이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건데, 대통령은 이런 양극화 흐름을 평균을 내서 ‘안정화’로 해석했습니다. 경실련 측은 “가격 기준으로 서울 주택이 전국 주택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상황인데 서울이 폭등하고, 나머지 소수의 지방이 내렸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다주택자는 줄었다? 이 정부 들어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관련 대책만 12차례입니다. 이게 다 주택을 ‘사는(live)’ 곳이 아니라 ‘사는(buy)’ 곳으로 보는 다주택자 투기꾼들을 잡겠다는 거였는데, 정부 입장에선 참 체면이 안 섭니다. 앞서 말씀드린 통계청 통계에서도, 다주택자(2채 이상)는 지난해 219만2000명을 기록해 전년(2017년)보다 7만3000명(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주택자 비중도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15.6%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도 국토교통부는 일종의 ‘정신 승리’를 이뤄낸 걸까요. 국토부는 “전국의 다주택자 ‘증가폭’이 둔화됐고,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다주택자가 줄었다”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놨습니다. 참으로 ‘신박’합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2017년엔 다주택자가 전년 대비 7% 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증가폭은 3.4%에 줄었으니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건 사실입니다. 또한, 서울의 다주택자 비중도 전년 16%에서 지난해에는 15.8%로 줄었습니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그래도 증가한 건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증가폭이 둔화됐는지는 몰라도 다주택자가 7만3000명이 늘었습니다. 서울의 다주택자 비중이 줄어든 것도 시장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습니다. 정부 정책으로 투기 세력을 잡았다기보다는, 투기 세력이 정부 규제책을 피해 소위 ‘똘똘한’ 한 채로 몰려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2030 인생 걸고 서울 아파트 투자한다 20일에도 대통령과의 자신감과는 상반되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국토부가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받기 시작한 지난해 12월10일부터 올해 9월까지를 봤더니, 서울에서 주택(3억원 이상)을 구입한 20대(2024명)는 평균 4억8000만원짜리 집을 사면서 빚을 3억1000만원(64%)을 졌더군요. 30대(2만3158명)는 5억5000만원짜리 집 사는데 남의 돈 3억원(55%)을 가져다 썼습니다. 곧, 2030 집주인 모두 집값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안고 무리해서 최근 집을 샀다는 얘기입니다. 왜 이렇게 무리한 투자를 한 걸까요. 불안심리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집값이 오르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안감에 2030이 주택 매매 시장에 뛰어든 거죠.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주택이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입니다. 한국감정원이 올 1~9월 서울 아파트를 산 3만8388명을 연령대로 구분해 보니 30대(1만876명)가 28.3%로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주택 매매 시장은 대개 40대가 주도합니다. 그런데 유독 서울, 그것도 아파트만큼은 40대에 비해 자금여력이 부족한 30대가 주도했습니다. 자기가 들고 있는 돈보다 빚을 더 지고 집을 사들일 때는 그만큼 확신이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자칫 하다간 남은 인생을 대출에 저당잡혀 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과감한 투자를 한 건 ‘서울 아파트’ 만큼은 확실한 안전자산이라고 판단해서 입니다. 서울 아파트는 이명박 정부 때를 빼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오르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금리도 아주 쌉니다.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집값 하락을 기다리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인 서울 아파트에 인생을 걸어보는 겁니다. 이렇게 되니 세대 안에서도 자산 격차가 발생합니다. 흔히 2030 하면 ‘이생망’이나 ‘욜로’를 떠올립니다. 서울 아파트에 인생을 거는 2030은 2030의 상위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생을 걸려 해도 종자돈이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결국, 부모가 도움을 주는 금수저나 은수저, 맞벌이 전문직이나 대기업 종사자 등 고소득이 아니면 아예 투자 엄두를 못 냅니다. 근로소득 증가가 자산소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몇 년, 몇 십년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를 마련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질 겁니다. 부동산선 강남 불패, 코인판서 불패는? 왜 갑자기 부동산 얘기냐고요. 부동산이 워낙 뜨거운 이슈라 인기에 좀 묻어가려고 들고 와 봤습니다:D. 누군가 제게 부동산 가격이 오를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할 겁니다. 이제부터는 부동산이 오를 거냐가 아니라, ‘강남’, 더 정확히는 ‘반포 신축 아파트’가, ‘마포 재건축 아파트’가 오를 거냐고 물어봐야 합니다. 누구나가 살고 싶어하는 지역과 집은 비슷합니다. 회사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곳에 누가 살고 싶을까요. 경기 부침에 따라 약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지역에,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집(예를 들어 대단지 신축 아파트)값은 계속 오를 것 같습니다. 아닌 곳은 안 오를 테고요. 코인도 그렇습니다. 누구라도 사고 싶어하는 코인이어야 가격이 오를 겁니다. 반등하면 시장에 쏟아질 매물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코인값이 오를까요. 매달 발행사에서 락업이 해제돼 물량이 풀리는데 어떻게 가격이 오를까요. 아무도 그 코인을 쓰지 않는데, 혹은 쓰고 싶지않는데 어떻게 가격이 오를까요. 코인판은 부동산보다 훨씬 더 심한 양극화가 진행될 겁니다. 22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66%에 이릅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전문가들 대부분이 지금 코인의 99%는 사라질 거라고 거침없이 말합니다. 어떤 코인이 강남 아파트 같은 불패 신화를 쓸 수 있을까요. 모든 투자 판단은 투자자 몫입니다. ※필자는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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