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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섭] 디지털 위안화로 달러 패권에 도전한다

한중섭, DCEP, 페트로 위안, 알리바바, 텐센트

[한중섭’s Bitcoin Behind]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3월에 열린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계획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후, 중국은 주변국 무역거래의 위안화 결제, IMF(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에 위안화 편입,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위안화 결제 기반의 상하이 원유 선물 시장 개설 등 위안화의 국제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달러 패권을 전복시키지는 못했다. 현재 위안화의 국제 결제 무역 비중은 2% 미만에 불과하다. 실리콘밸리가 중국 IT 기업을 따라한다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위안화와는 달리,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를 앞세운 중국의 핀테크 경쟁력은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영국 국제컨설팅그룹 지옌(Z/YEN)에 따르면, 세계 104개 도시 가운데 핀테크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곳은 중국 베이징이고, 그 다음이 상하이다. 상위 5개 도시 가운데 4군데가 중국 도시일 정도로 중국의 핀테크 경쟁력은 여타 국가 대비 압도적이다. 과거에 중국 IT 기업들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로부터 아이디어를 베껴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핀테크 영역에서만큼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중국의 IT 기업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핀테크 경쟁을 확보한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좌시할 리 없다. 10월 말, 시진핑 주석이 “블록체인 기술 패권은 중국이 선점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중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령, 중국은 2020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암호법을 통과시켰고 암호자산 채굴 산업을 도태산업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중국은 인민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 DCEP 청사진을 발표했다. 과연 중국의 블록체인 굴기와 DCEP가 위안화 국제화라는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까. CBDC가 아니라 DCEP다 중국 인민은행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아닌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란 용어를 사용한다. DCEP는 2단계로 구성된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DCEP를 전달받은 상업은행이 이를 고객에게 유통하는 방식이다. DCEP는 본원통화(Monetary Base, M0)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각 상업은행은 지급준비율 100%를 유지해야 한다. 상업은행의 역할은 예금관리 및 환전에 국한되고, DCEP 기반의 대출 등 금융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다. 사용자들은 인터넷 뱅킹 앱 등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현금을 DCEP로 바꿀 수 있고, 소액의 경우 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전자지갑을 통해 DECP를 사용할 수 있다. DCEP로 페트로 위안 시대 연다 중국은 DCEP를 위안화의 국제화 촉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눈 여겨볼 만한 분야는 원유 결제다. 현재 원유결제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체제라고 부른다. 1971년 금본위제가 붕괴한 이후, 미국은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해 사우디에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고 원유결제를 달러로 하기로 합의했다. 1975년 페트로 달러 체제가 출범한 이후 미국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페트로 달러 체제를 깨기 위해 중국은 야심차게 2018년 상하이에 위안화 기반의 원유 선물 거래를 개시했다. 중국은 이란ㆍ베네수엘라ㆍ러시아 등과 같은 반미(反美) 산유국들과 연합해 위안화의 사용처를 넓히려 했지만, 달러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특히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사우디가 친미(親美) 성향이었기 때문에 페트로 달러 체제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들어 미국이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실현함에 따라 더 이상 중동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뺌에 따라 중동의 질서에 상당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OPEC의 해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이었던 사우디는 중국에 11조원 규모의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미국 없는 중동은 중국에 기회다. 중국은 분명 DCEP의 원유 결제를 시도하려 들 것이다. 과연 중국의 DCEP가 페트로 위안화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리바바ㆍ텐센트 업고 동남아 진출 중국의 DCEP는 동남아에서 대중화 될 잠재력이 크다. 동남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니콘들이 중국의 IT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그랩(Grab, 택시 호출 및 핀테크)ㆍ라자다(LAZADA, 이커머스)ㆍ고젝(Go-jek, 택시 호출 및 핀테크) 등에 투자하며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WeChat)은 동남아 시민들이 매일 사용하는 필수 커뮤니케이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화웨이(HUAWEI)ㆍ샤오미(Xiaomi)ㆍ오포(Oppo) 등 중국의 스마트폰 관련 회사들은 삼성과 애플(Apple)을 밀어내고 동남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KPMG의 조사에 의하면, 6억 동남아 인구 중 은행계좌가 있는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남아 인구의 약 54%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IT 기업이 모바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중국 IT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동남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DCEP를 보급하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위안화의 위상은 현재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섭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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